샬롬! 주님 안에서 문안드립니다.

휴스톤에 교육 출장갔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Y목사님의 라이드를 받아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9시쯤.

예약된 방에 도착하자마자 대충 짐을 풀고바로 노트북 PC와 책들을 꺼냈습니다.

내일 제출할 과제물들을 마무리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역하는 중 공부할 짬을 내는 것이 만만치 않아서, 이번에도 과제물을 다 완성하지 못하고 온 겁니다.

그러니 일초 일초가 황금과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노트북 PC의 코드를 꼽고 책을 펴는 순간 파지직하며 전등이 나가고 말았습니다.

순간 방은 깜깜해지고 암흑 속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뭐 호텔인데 금방 전기가 들어오겠지생각하며,

Battery로 작동하는 PC화면의 푸른 빛만 하릴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불이 들어오질 않는 겁니다.

책을 볼 수 있어야 내용을 정리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뭔 일인가? 너무 외각지역이라 전기 공급이 불안한가?’ 별 생각을 다하며 프론트쪽으로 나가보았습니다.

 

그곳에는 벌써 투숙자 몇 명이 나와 호텔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들어보니, 참 황당한 일이 일어났더군요.

음주 운전자가 자기 차로 호텔로 전기를 공급하는 전신주를 들이받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한 두 시간쯤 지나야 전기가 들어올 것 같다는 겁니다.

허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2시간 후에만 불이 들어온다면하는 희망을 안고 호텔 밖으로 나가보았습니다.

사건 현장이 궁금했던 겁니다.

경찰차들이 3대 정도 비상등을 밝히고 있었고, 차가 들이받았다는 전신주는 30도 정도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전신주를 보는 순간 과제물에 대한 집착이 마음에서 바람빠지듯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휴스톤은 welcome 인사도 참 별스럽게 한다(J)’는 생각에 피식 웃으며 발길을 돌려 다시 로비로 들어왔습니다.

 

과제물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자, 로비의 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왔느냐? 무슨 일로 왔느냐? 이런 사소한 대화를 나누다가, 제가 크리스천이냐고 묻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분에게서 간증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전 원래 시카고와 접한 인디애나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오스틴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이사 오던 날 한 분이 우리 집을 찾아와 교회 나오세요하더라구요. 어릴 적 교회를 잠간 다니다가 그때까지 교회라는 단어를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박혔어요. 그래서 그분의 인도하심에 이끌려 교회를 갔는데, 교인 수가 10명정도인 아주 작은 교회였어요. 그리고 나를 인도한 분이 그 교회 목사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구요. 그렇게해서 교회 생활을 다시 시작했는데, 지금은 주님 없이는 살 수 없답니다. 어디서 누굴 만나든지 교회 나오세요하고 전도하시는 목사님의 열심 때문인지, 교회도 많이 성장해서 지금은 1,000명이 넘게 출석하고 있어요.”

 

나간 전기 때문에 그날 밤(다음날 아침 7시에야 불이 들어옴) 과제물 정리는 실패했지만,

되찾은 여유 때문에 유익한 교제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 일을 겪고 난 후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지나치게 바쁜 일상 때문에 흘려버리고 마는 귀한 것들(여유, 홀로있기, 만남, 관계…)은 없을까?”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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